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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추천

<책 추천> 서울대 교수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어크로스)

by 러브칠복 2020.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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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서울대 교수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어크로스)





오늘 소개할 책은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으로 유명한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입니다.

아, 일단 추석이 다가오고 있으니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ㅎㅎ

아주 유머러스하면서 정곡을 찌르는 좋은 칼럼입니다.

https://m.khan.co.kr/view.html?art_id=201809211922005#c2b

[사유와 성찰]“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밥을 먹다가 주변 사람을 긴장시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음식을 한가득 입에 물고서 소리 내어 말해보라. “...

m.khan.co.kr





<책 소개>

‘추석이란 무엇인가’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인생과 허무와 아름다움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화제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의 김영민 서울대 교수. 본질적이되 지루하지 않은 질문과 명쾌하되 가볍지 않은 대답으로 우리 시대를 독창적으로 읽어나가고 있는 그의 첫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가 출간됐다. 반문과 비틀기, 날렵한 유머와 자유로운 사유로 일상의 진부함을 타파하며 본질을 향해 다가가는 김영민 글쓰기의 정수를 만날 기회가 드디어 찾아왔다. 책은 지난 10여 년간 김영민 교수가 일상과 사회, 학교와 학생, 영화와 독서 사이에서 근심하고 애정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김영민 교수는 이 책을 가리켜 과거의 사람들을 추억하고 미지의 세계를 궁금해하며 새로운 만남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을 매개로 “내 곁의 사람들과 함께 사는 일에 대해 떠들고”,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불문율을 깨뜨리는, 비판적 인식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김영민 교수. 그는 독자 역시 이 책을 통과하는 동안만큼은 불안하던 삶이 견고해지기를, 독서가 삶의 작은 기반이나마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조용히 말한다.

“그리하여 나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문을 닫아걸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불안하던 삶이 오히려 견고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삶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그 감각이다. 생활에서는 멀어지지만 어쩌면 생에서 가장 견고하고 안정된 시간. 삶으로부터 상처받을 때 그 시간을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갈 수 있다고.” _8 (출처:yes24)



⭐️김영민 교수의 국내 첫 저서. 지난 10여 년간 일상과 사회, 학교와 학생, 영화와 책 사이에서 근심하고 애정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죽을 수조차 없다. 이미 죽어 있으므로, 살아가는 일은 죽어가는 일이므로. (7)

마크 타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사람들은 대개 그럴싸한 기대를 가지고 한 해을 시작하지만, 곧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지는지 깨닫게 된다. 링에 오를 때는 맞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나는 새해에 행복해지겠다는 계획 같은 건 없다. (중략) 행복이란, 온천물에 들어간 후 10초 같은 것. 그러한 느낌은 오래 지속될 수 없기에, 새해의 계획으로는 적절치 않다. (23)

“그냥 빨리 흘러가요. 비 많이 왔을 때 흙탕물처럼.”
연말연시를 맞아 시간이라는 흙탕물에 서 있는 자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27)

설거지의 윤리학. 설거지는 밥을 하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게 대체로 합리적입니다. 취식은 공동의 프로젝트 입니다. 배우자가 요리를 만들었는데, 설거지는 하지 않고 엎드려서 팔만대장경을 필사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귀여운 미남도 그런 일은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혹자의 삶이 지나치게 고생스럽다면, 누군가 설거지를 안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40)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남이 해줄 때만 맛있다. 추석 음식을 마음 편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직접 음식을 하지 않는 가정의 권력자들일 것이다. (64)

쉰다는 것이 긴장의 이완을 동반하는 것이라면, 오직 제대로 긴장해본 사람만이 진정한 이완을 누릴 수 있다. 당겨진 활 시위만이 이완될 수 있다. (87)

스가 아쓰코에 따르면, 과거의 향기는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 마법을 써서 돌아간다 해도 같은 향기를 반복해서 음미할 수는 없다. 이제 공동체는 개인의 고독을 인정한 위에서만 건설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더러움을 찾아 떠다는 무심한 로봇청소기처럼 앞으로 나아갈 때다. (148)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증명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 스스로를 갱신하여 현대적인 공공의 삶을 구현할 수 없는 쥐떼라고 불렸던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듣기 전과는 더 이상 같을 수 없다. 이 땅에 희망에 있어서 희망을 갖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기에, 희망을 가진다. (156)

앞뒤가 맞지 않는 서술로 점철된 교과서로 주입식 교육을 받다 보면, 대체로 세 가지 부류의 사람이 생겨난다.
첫째, 모순을 판별할 능력이 없으므로 아무 말이나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중략)
둘째, 어떤 모순도 참아내는 정신의 굳은살이 발달한다. (중략)
셋째, 체질상 굳은살이 생기지 않는 이들은, 각종 불의와 헛소리에 대한 알레르기를 지병으로 갖게 된다. (159)

공공 화장실과 마찬가지로 기표소는 국가가 운영하는 고독의 공간이다. 화장실에서 홀로 변비를 신음하며 자신의 개인적인 똥을 공공의 변기에 흘려보내듯, 기표소에서 홀로 얼룩진 현대사를 신음하며 자신의 한 표를 공화국의 식도로 흘려보내야 한다. 이 고독을 통해 우리는 역설적으로 사적 개인을 넘어 마침내 공화국의 시민이 된다. (167)

모든 이야기에 끝이 있듯이, 인생에도 끝이 있다. 모든 이야기들이 결말에 의해 그 의미가 좌우되듯이, 인생의 의미도 죽음의 방식에 의해 의미가 좌우된다. 결말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그동안 진행되어온 사태의 의미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인간은 제대로 죽기 위해서 산다”는 말의 의미다. 어느 자리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 삶을 선택할 수 없지만 죽음은 선택할 수 있다. (175)

그러나 일상적인 문제의 뿌리는 보통 다른 곳에 있다. “삶이 힘들어”라는 말은 대개 “취직을 하고, 괴롭히는 직장 상사가 없고, 빚이 없고, 일주일에 4일만 일하고, 봄가을에는 여행을 다니고 싶어”의 준말이다. 너무 길어서 평소에는 “삶이 힘들어”라고 말할 뿐이다. (225)

아무튼 책을 꼭 읽어야 하나요? 물으면 사실 안 읽어도 된다고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만, 책은 인류가 발명한, 사람을 경정하게 만드는 정말 많지 않은 매개 중 하나죠. 그렇게 경정하는 순간 우리가 아주 조금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겁니다. 자기를 비우고 남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자세요. (318)


<읽고 나서...>

이 책은 2019년 초에 읽었는데 읽으면서 조금 난해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기억하고싶은 문장이 굉장히 많아서 추리고 추렸던 기억이 납니다.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데 유머러스하고 독특하기도 한 김영민 교수의 첫 에세이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한 번쯤은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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